"자살 예방, 중앙 넘어 지역까지"…제6회 생명존중의 날 국회서 개최
3월 25일 (삶이오) 생명존중의 날 기념식과 세미나 개최
【 서울 = 상호문화뉴스 】 이상숙 기자 = 이 시대 가장 큰 사회적 아픔이자 재난으로 꼽히는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사회적 대응 강화 필요성이 다시 한 번 제기됐다.
정부는 지난 해 국무회의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자살률 감소를 위한 종합 대책 마련을 지시한 이후, 12개 부처와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범정부 자살대책 추진체계를 구축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범정부 자살대책추진본부가 출범해 운영 중이다.
그러나 지난 3월 18일 울산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가장이 네 자녀와 함께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생명운동연대(상임공동대표 조성철, 무원스님)는 25일 국회에서 '정부 자살예방정책의 지자체 전달체계 현황과 문제점 및 대책'을 주제로 제6회 생명존중의 날 기념식과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회의원들과 종교계, 시민사회 인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행사 후에는 생명존중 거리 캠페인도 진행됐다.
기념식에서는 생명존중·자살예방 시민운동에 기여한 인사들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다. 대한민국 생명존중상은 '생명의 전화' 사업을 통해 생명 보호 활동에 헌신해 온 하상훈 원장이 수상했으며, 공로상은 강만호 경남경총 부회장에게 수여됐다.
조성철 상임공동대표는 대회사에서 "자살 예방은 의료적 접근을 넘어 고용, 부채, 고립 등 삶 전반을 아우르는 사회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2026년에는 '죽음을 이야기하는 나라'가 아닌 '삶을 잇는 나라'로 기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전달체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종태 의원은 "정부의 복지 정책이 지역사회 곳곳에 빈틈없이 전달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밝혔으며, 이성권 의원은 "단 한 사람의 생명도 포기하지 않는 사회안전망 구축에 국회가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서왕진 원내대표 역시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시민사회의 참여가 결합된 촘촘한 전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세미나에서 하상훈 원장은 자살예방 전달체계 개편 방향으로 '책임형 연결 시스템'을 제시했다. 그는 "단순히 서비스 공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위기 당사자를 실제 도움으로 연결하고 그 과정이 완료될 때까지 책임지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제 발표 후 이범수동국대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정책토론회에서는 다양한 제안이 이어졌다.
국무조정실 범정부생명지킴추진본부 조성래과장은 "입법부와 행정부, 시민사회가 즉각 결단해야 할 혁신 방안으로 지역현장을 살릴 강력한 재정 지원을 위해서는 주세, 복권수익금을 통한 '자살예방기금' 신설이 시급하다"며 재정 기반 강화를 촉구했다.
종교계와 시민단체는 지역 단위 '생명존중 민관위원회' 상시 운영을 제안했다. 또한 중앙정부와 지자체, 시민사회 간 유기적 협력이 자살예방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핵심 요소로 지목됐다.
종교인연대 김대선 상임대표는 "종교는 절망 끝에 선 사람을 만나는 가장 따뜻한 손길이기에 중앙정부의 '생명존중민관위원회'처럼 각 지자체마다 종교, 시민단체가 함께 한 '생명존중민관위원회'를 상시운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실련 이윤호 본부장는 "자살예방은 중앙정부의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며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 중앙정부의 법·제도·예산·현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효과를 낼 수 있다 "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중앙 주도의 정책 한계를 인정하며, 지자체와 협력한 맞춤형 대응 강화 의지를 밝혔다. 보건복지부 주정민 사무관은 "중앙정부 주도의 자살예방정책에는 한계가 있기에 지자체와 함께 효과적인 자살예방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주관부처로써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양두석 생명연대 공동대표는 " 울산 다섯가족 사망사건 예방을 위해서는 찾아가는 강제적 통합 복지정책이 촘촘히 이루져야 한다"며 참석자들간의 자살예방을 위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번 행사는 최근 발생한 비극적 사건을 계기로 자살 예방 정책의 방향성과 실행 체계를 재점검하고, 보다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 필요성을 환기하는 자리로 평가된다.